[사고날땐 백박사] 병원에서 교통사고의 건강보험접수를 거절하면 어떻게 할까요?

필자의 수강생 중 한 분이 휴일에 자전거를 타고 운전하다가 마주오던 자전거와 충돌하여 서울소재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 측에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험접수를 요청했으나, 병원 원무과장은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되고 이번 자전거사고는 교통사고에 해당되어 건강보험처리가 안됩니다.”라며 보험접수를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이 분은 필자에게 배운 기억을 근거로 “교통사고지만 피해자가 원할 경우 건강보험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라며 다시 한 번 보험접수를 요청했으나 그 원무과장은 언성을 높이며 보험접수를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병원원무과 생활만 15년인데 교통사고 환자를 건강보험으로 치료한 적이 없다”

“누가 교통사고 환자를 건강보험으로 치료가능하다고 하느냐?”


여러분! 여러분들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보험접수를 포기할까요? 아니면 싸워야 할까요?

이번 시간에는 병원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라고해서 건강보험접수를 거절할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칼럼에서 ‘교통사고 피해자’의 용어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짓는용어가 아닌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당사자 모두를 지칭하고 있음을 설명드립니다.)


-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에 따라 병원은 요양급여를 거절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을 통해 병원의 요양급여 절차 및 신청, 급여의 제한여부 조회 등 요양급여에 관한 과정을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제4조(급여의 제한여부의 조회 등) 제1항을 보면, ‘①요양기관은 가입자등이 법 제53조제1항·제2항 또는 법 제58조제2항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요양급여를 실시하되, 지체없이 별지 제2호서식에 의한 급여제한여부조회서에 의하여 공단에 급여제한 여부를 조회하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풀어보면, 병원은 환자의 사고원인이 교통사고, 폭행사고, 재해사고, 업무상재해 등 급여의 제한사유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하더라도 병원이 스스로 이를 판단하여 급여를 제한하지 말고, 보험가입자 등이 보험접수를 요청할 경우 일단 요양급여를 실시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병원은 임의로 건강보험접수를 거절할 수 없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교통사고 피해자가 건강보험접수를 요청할 경우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제4조 제1항의 강행규정에 따라 무조건 요양급여를 실시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병원은 지체 없이 ‘급여제한여부조회서’를 공단에 제출하여야 하며, ‘급여제한여부조회서’를 받은 공단은 7일(공휴일 제외) 이내에 급여제한여부를 결정한 후 병원과 신청인에게 결정통보서를 회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급여제한여부 조회절차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소개한 상담사례처럼 여러분이 병원에 건강보험접수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한다면 이제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오늘 칼럼을 통해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원무과장님! 건강보험공단에 급여제한여부 조회서를 신청해주세요”라고 덧붙인다면 그 원무과장은 쉽게 보험접수를 거절하지 못하고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병원은 공단에 급여제한여부 조회서를 제출 후 7일 이내에 공단의 결정통보서에 따라 절차대로 업무처리 할 것입니다.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교통사고 피해라자고 하더라도 공단에 급여제한여부 조회서를 제출하면 통상 운전자의 12대 중과실사고(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를 제외하고는 모두 건강보험으로 치료가 가능했습니다.


그럼 운전자의 12대 중과실사고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급여의 제한)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보아 무조건 치료가 거절되는 걸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알아 보겠습니다.